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캄프 누의 기적'을 이룬 11년 전과 정반대 상황을 맞이하며 바이에른 뮌헨(독일)에게 역전패했다.
맨유는 3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에서 웨인 루니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1999년 5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뮌헨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0-1로 몰리다 종료 2분을 남기고 2골을 뽑아내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뒀던 맨유는 11년만에 같은 방식으로 당했다. 후반 32분 프랑스 국가대표인 프랑크 리베리에게 프리킥 골로 동점을 허용한데 이어 종료 직전 이비차 올리치에게 뼈아픈 역전골을 내주고 만 것.
9경기 연속 무패(8승1무)에 종지부를 찍은 맨유는 4월8일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뮌헨과 2차전을 벌인다.
스페인 해설가 "박지성 뺀 것이 역전패 원인"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왼쪽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그는 공격 후 첼시와 치를 홈경기를 앞두고 박지성과 캐릭의 체력을 안배하면서 공격적인 베르바토프와 발렌시아를 통해 쐐기를 박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팀플레이를 펼치던 박지성과 캐릭이 모두 빠지자 맨유는 급격히 흔들리며 수많은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결국 리베리에게 동점골을 내준 맨유는 미드필드에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
종료 직전 파트리스 에브라의 실수까지 겹치며 올리치에게 역전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를 생중계한 스페인 국영채널 'TVE1'의 패널로 나선 호세 마누엘 디아스는 박지성을 뺀 것이 역전패의 이유로 꼽았다.
그는 "박지성은 나니와 함께 뮌헨을 전방부터 잘 압박했다. 박지성을 빼고 전술을 바꾼 것이 맨유가 역전패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올리치의 역전골이 터져나오던 순간 루니는 필드에서 쓰러져 오른 발목을 움켜쥐고 고통을 호소했다. 뮌헨의 고메스와 다리가 엉키면서 발목을 접질린 것. 경기 후 퍼거슨 감독은 "루니가 발목을 다쳤지만 심각하지는 않다.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라면서도 "아마도 3일 첼시전에는 뛰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맨유(23승3무6패·승점72)는 첼시(22승5무5패·승점71)는 승점 1점 차로 박빙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주포 루니가 빠진 채 라이벌과 대결을 앞둔 퍼거슨 감독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프랑스 더비'로 치러진 올랭피크 리옹과 지롱댕 보르도 대결에서는 리옹이 3-1로 승리를 거뒀다.
독일 상대의 공격을 틀어막았고 공격시에도 활발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기선제압은 맨유의 몫이었다. 맨유는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아크 오른쪽에서 올린 나니의 프리킥을 루니가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뽑아낸 맨유는 전반 6분 스콜스의 오른발 슈팅, 17분 나니의 왼발 슈팅 등 매서운 공격을 퍼부으며 휘어잡은 분위기를오른발 슈팅 등 뮌헨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박지성이 교체돼 나간 후인 후반 33분 뮌헨은 파상공세의 결실을 만들어냈다. 주인공은 역시나 '에이스' 리베리였다.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리베리가 슈팅을 때렸고, 공은 맨유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동점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린 뮌헨은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올리치가 박스 안으로 치고들어간 후 때린 왼발 슈팅이 맨유 골네트를 갈랐다. 뮌헨의 극적인 2-1 역전 승리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